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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선도 하락·가격 깎기 우려 커져 ‘가락시장 주5일제 시범사업’ (농민신문2023.12.6)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3.12.07 조회수 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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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도 하락·가격 깎기 우려 커져…‘가락시장 주5일제 시범사업’ 반발 확산
입력 : 2023-12-04 19:11
 
수정 : 2023-12-06 05:00
“산지 설득 없이 사업 강행”
“저장성 취약한 오이 변색 위험” 
상주 출하자, 의원에 의견 전달 
제주 산지도 반대 입장 명확해 
갈등 현실화 …절차 미흡 지적 
공사 “여러 견해 검토할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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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인 2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주 5일제 시범사업 2회차가 시행됐다. 사진은 1일 저녁 휴장으로 채소경매장에 물건이 반입되지 않아 운영을 멈춘 모습.

서울 가락시장에서 시행되는 주 5일제 시범사업을 둘러싸고 산지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간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겨울작기 출하가 본격화하면서 피해를 우려한 일부 산지가 반발하고 나선 것인데, 출하자들은 별다른 협의 없이 공사가 일방적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했다며 성토의 목소리를 내고 있어 사전 대응이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토요일인 2일 가락시장에서 주 5일제 시범사업 2회차가 진행된 가운데 경북 상주의 겨울오이 출하자들이 시행에 앞서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했지만 공사는 별다른 대안 마련 없이 시범사업을 강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주오이협의회에 따르면 출하자들은 11월20일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경북 상주·문경)과 면담을 진행, 가락시장 주 5일제 시범사업 시행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이에 출하자들의 어려움에 공감한 임 의원 측의 주선으로 당일 협의회와 공사 간 면담이 진행됐다.

면담에서 출하자들은 시범사업이 시행될 경우 선도 하락 등으로 피해가 발생할 것을 우려, 공사에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지만 별다른 합의점이 도출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상주오이의 가락시장 일평균 출하량은 17∼20t에 달해, 출하가 중단될 경우 매출 손실이 큰 상황이었다는 설명이다.

방형문 상주원예영농조합법인 상무는 “오이 수확을 시작해 출하량을 늘려나가는 시점에서 가락시장에 출하를 못할 경우 계획에 큰 차질을 빚을 수 있어 면담에 나선 것”이라며 “저장성이 약한 오이 특성상 출하 적기를 놓치면 하루만 지나도 변색이 되는 등 선도 하락이 빠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을 촉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출하자 요구에 공사는 정가·수의 매매를 통해 휴장일에도 출하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문제는 중도매인들이 휴장일에 대부분 휴무에 들어가 이같은 대안이 유명무실했다는 점이다. 심지어 일부 중도매인들은 출하자들의 사정을 이용, 가격 후려치기에 나서기도 했다는 게 협의회 측 주장이다.

이연호 상주오이협의회장은 “휴장일에 중도매인이 대부분 영업을 하지 않아 정가·수의 매매 협의를 하기 어려웠고, 그나마 거래를 하겠다고 나선 중도매인들도 거래 가격을 시세의 절반 이하로 깎는 등 불합리한 조건을 제시해 거래를 포기했다”며 “농산물 온라인 도매시장도 이제 막 개장한 상태라 거래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사실상 출하자들에게 아무런 대안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출하자들은 제도 시행에 앞서 공사가 명확한 설명과 이해를 구하지 않은 것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했다. 이 협의회장은 “다른 활로를 열어놓고 제도를 시행했으면 출하자들의 불만이 덜했을 텐데 시행을 앞두고 어떠한 대안 제시도 하지 않으니 직접적으로 문제 제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며 “공사에 의견을 전달하려고 해도 창구가 없었을뿐더러 사전 설명도 부족해 결국 지역구 의원까지 찾아가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주 5일제 시범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표면화되자 당초 공사가 산지 설득에 소홀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 11월 시범사업 첫 시행일 이후 제주지역의 반발이 격화되자 공사가 산지를 방문, 뒤늦게 설득에 나선 정황이 있던 것으로 파악된다.

김태범 농협경제지주 제주본부 유통지원단장은 “공사에서 제주로 내려와 산지 의견을 전달하는 자리를 마련했고, 제주 출하자들은 시범사업에 대한 반대 의사를 명확히 표시했다”며 “이에 공사는 산지 상황은 이해한다면서도 시범사업을 중단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공영도매시장의 운영이 특정 유통주체를 중심으로 진행될 경우 경쟁력 약화 등 장기적인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김병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공영도매시장은 중간 유통주체가 아닌 출하자와 소비자를 위해 설립된 것으로, 운영 방식에 있어 출하자를 배제할 경우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출하자들이 이탈할 경우 결국 공영도매시장 경쟁력이 약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제도 시행에 앞서 산지 의견을 정확히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에 대해 공사는 내년도 주 5일제 시범사업 3∼4차 시행을 앞두고 출하자 의견수렴 과정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사 관계자는 “이번 시범사업 2차 시행과 관련해 시장 내·외부에서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내년도 시범사업 시행 이전 다양한 산지 의견을 수렴해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민우 기자 minwoo@nongmin.com